도시농부:주중엔 매거진 에디터, 주말엔 텃밭 농부
저자 천혜빈
생각
운동 삼아 걷는 코스에 구청에서 제공하는 도시 텃밭이 있습니다. 1년 동안 지나치면서 곁눈질로 보니 나도 텃밭을 가꾸고 싶다는 욕망이 들더군요. 이른 봄에는 밭을 갈고 거름을 주는 모습을 보았고, 여름철에는 무럭 무럭 성장하는 여러가지 채소들을 보았으며, 가을에는 풍성해져가는 배추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서 농부란 어떤 매력이 있고 그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은 농작물을 키우는 세부적인 방법들을 소개하지 않습니다. 도시인으로서 텃밭을 접하고 농작물을 키우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도시 농부로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 그리고 경험들을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특히 텃밭에서 입는 옷과, 애호박 지수, 오이농사 스코어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도시 농부로서 접할 수 있는 매력을 정말 잘 소개하는 책입니다. 올해에도 텃밭 분양 받기는 실패했지만 언젠가는 텃밭에서 채소와 벌레들 그리고 땀흘리는 나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요약
농사
작물을 품고 있는 땅에 양분을 주는 것이야말로 농사의 기본 원리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자란 채소를 수확하고 나면 그것들을 두 손에 쥐고 가만히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다. 가지나 무, 애 호박의 모양새를 눈으로 담다 보면 채소들이 하나의 오브제로서 얼마나 아름답고 완벽한지 감탄하게 된다. 이때만큼은 내게 채소란 식재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런 피조물을 내가 키워냈 다니!
농사를 짓기 전에 농부들이 먼저 하는 일은 바로 밭갈이다. 밭갈이를 하며 흙을 뒤집고 갈아엎어 공기 가 잘 통하게 만들고, 남아 있던 뿌리나 잡초 등을 제거하기도 하며, 물 빠짐을 좋게 해 작물의 뿌리가 썩는 것을 막아준다
복장
채울 일만 남은 것이다. 처음에는 호미와 장화로 도시농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농사도 결국 템빨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도시농부룩을 입고 나면 농부라는 부캐에 더욱 몰입해 밭일도 더욱 열심히 하게 되고, 농사 도중 종종 찾아오는 각종 좌절감과 패배감도 금 방 떨쳐 버릴 수 있어서 본업과 농사 틈틈이 그저 기분이 좋아지는 농부룩 쇼핑을 하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키 아이템은 바로 오버롤과 점프슈트이다.
호미
호미 농부에게 호미는 스타워즈의 주인공인 제다이의 광선검, 라이트세이버나 다름없는 농사템이다. 김매기, 씨앗 심기, 모종 옮겨심기, 흙파서 뒤집기 등 그야말로 일당백 역할을 하는 농사템이다.
장화
고무장화 역시 농사에 꼭 필요한 아이템이다. 밭일을 하다 보면 어떻게든 장화 속으로 흙이 들어오게 된다. 또한 농작물에 물을 주고 나면 땅이 항상 젖기 때문에 장화를 신는 게 속 편하다. 나와 우리 농부들이 애용하는 건 인터넷에서 1+1으로 2만원 남짓 주고 산 초경량 농사용 고무장화이다.
팔토시
비타민 D가 모자라 눈 밑이 자주 떨리는 사람에겐 맹볕에서 일해야 하는 농사가 제격이다
선크림과 쟁 넓은 모자는 필수로 생겨 야 한다. 특히 모자는 최대한 챙이 넓은 게 유용하다
어쨌든 팔뚝을 이렇게 그라데이션해 굽고 싶지 않다면 팔토시를 구입하는 게 좋겠다
농사 주는 것
농사를 지어서 뭐가 좋으냐고 물으신다면 그거야 당연히 유기농 채소가 저절로 생긴다는 점이다.
내게는 애호박지수라는 것이 있다. 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는 곳이 바로 마트의 채소 코너인데. 가장 좋아하는 채소인 애호박의 가격이 오르고 내림에 따라 나의 뿌듯함도 오르게 된다.
도시농부는 밭으로 가는 길을 달릴 때 가장 마음이 설렌다. 오늘은 새싹이 얼마나 자랐을까?
우리가 공존해야 하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야 하는 까닭은 지구가 인간의 것만은 아니어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는 말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생명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존중하는 방법을 실천할 때 비로소 인간은 존업해진다. 이것이 농장의 생명들이 내게 가르쳐 준 교훈이다
오이 농사 스코어는 당근의 그것보다 훨씬 처참하다. 그래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쉬운 이유는 오이는 '원래 키우기 어려운 작물' 이어서다. 다시 말하자면 누가 키워도 다 어렵다는 뜻이다
농사를 짓고 나서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것들이 생겼다. 이를테면 도심 속에서 자라고 있는 채소 같은 것들이다
나는 삼각지에서 본 호박 주인장의 뿌듯한 표정에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농작물
열무와 청경채, 래디시는 농사 난이도는 낮지만 벌레들의 공격에는 취약한 작품들이다. 특히 벌레들이 혈기왕성한 봄여름에 이런 작물들을 심는 건 거의 벌레 밥을 주기 위해 키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식물살인마들에게는 난이도 하 중에도 최하에 속하는 방울토 마토, 깻잎, 상추, 부추, 대파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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